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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정상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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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05 13: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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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사람이 오래 산다?

| 기사입력 2013-01-25 10:20

[머니위크 권성희 뉴욕특파원][[머니위크]권성희 특파원의 New York Report]

 

최근 미국의 최대이슈는 총기규제와 채무한도 증액 등이지만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화제는 따로 있다. 지난 1월2일자 '미국 의학협회보'에 발표된 연구 결과다.

의학전문지에 발표된 논문이 일반인 사이에 화제가 되는 이유는 연구결과가 '쇼킹'했기 때문이다. 즉,

과체중이거나 다소 비만인 사람들이

표준체중 혹은 정상체중인 사람들보다

사망위험이 더 낮다는 것이다.

 

뚱뚱해지면 사망위험이 높아진다는 일반상식을 뒤집는 내용인데다 미국에선 성인 10명당 거의 7명이 비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 연구결과는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주요 언론의 '오피니언'란에서 다룰 만큼 이슈가 됐다(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지난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성인남성의 74%, 여성의 65%를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분류했다).

 

◆과체중인 사람이 정상체중보다 사망위험 낮다

이 논문은 CDC와 미국 보건원, 오타와대학의 연구원들이 기존 97개 연구결과를 종합한 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10개국 이상의 290만명 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중과 사망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이 결과 과체중인 사람들이 정상체중인 사람들보다 사망위험이 6% 낮고 가장 낮은 수준의 비만 1등급인 사람들도 정상체중인 사람들보다 사망위험이 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대부분 비만인 사람들은 비만 1등급에 속한다). 다만 고도비만은 사망위험이 더 높았다.

 

이 연구결과를 여성 평균신장인 162.5cm에 적용하면 체중이 정상범위인 49.0~65.8kg에 속할 때보다 과체중이거나 약간 비만인 65.9~92.1kg에 속할 때 사망위험이 더 낮아진다는 의미다.

남성 평균신장인 177.8cm에 적용하면 체중이 정상범위인 58.5~78.9kg에 있을 때보다 79.0~110.2kg에 포함될 때 사망위험이 더 낮아지게 된다.

 

쉽게 말하면 키가 162.5cm일 때 55kg인 여성보다 90kg인 여성이 사망위험이 더 낮다는 뜻이다. 날씬한 몸매가 거의 숭배 대상이 되는 한국사회에서도 이 같은 연구결과는 적잖은 충격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어떻게 몸에 지방이 더 붙어 있는 것이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느냐며 연구결과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많다.

정상체중이 사망위험을 높이지 않는 체중이라고 보고 이 연구결과를 받아들인다면 현재 미국에서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분류되는 1억6500만명 가운데 약 1억3000만명은 정상체중으로 재분류돼야 한다.

아울러 이 연구결과가 사실이라면 미국 의료당국은 현재 정상체중, 즉 '건강한 체중'으로 분류되는 7500만명의 미국 성인들에게 건강을 위해 체중을 늘리라고 권고해야 한다. 미국 의료당국은 현재 비만이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체중이 정상범위를 넘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폴 캠포스 콜로라도대 법과대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한 기고에서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현재 정상체중인 사람들에게 사망위험을 낮추기 위해 몸을 뚱뚱하게 만들라고 권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단순히 키와 몸무게의 관계를 보여주는 체질량지수(BMI)와 사망위험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기록한 것일 뿐 살이 찌면 사망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연구결과 과체중이거나 약간 비만인 사람이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사망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망위험이 낮아진 이유가 체중이 더 많이 나가기 때문인지, 다른 원인 때문인지는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연구결과 고도비만인 사람들은 오히려 사망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역시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인지 혹은 낮은 사회경제적 위치나 식생활, 비만에 따른 사회적 차별, 스트레스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캠포스는 다양한 체중군에 걸쳐 나타나는 사망위험의 작은 변화가 실질적으로 체중과 사망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거나 의도적인 체중 증가나 감소가 사망위험을 낮출 것이라고 믿을만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체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근거 없다" 인식 확산

 

그렇다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체중은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 캠포스는 이에 대해 날씬함이 특권을 가져다주는 상류층의 상징이자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여겨지면서 건강에 좋은 체중이라는 것도 돈벌이에 악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별다른 근거 없이 체중을 정상, 과체중, 비만 등으로 분류해 건강에 별 문제가 없는 체중을 가진 1억3000만명의 미국 성인들에게 체중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수십억달러 규모의 다이어트산업을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건강에 좋은 정상체중이란 개념 자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사회적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캠포스의 비판처럼 미국 일각에서는 이 연구결과를 계기로 특정 사람들을 비만으로 규정짓는 표준화된 체중 측정법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연구결과가 정상체중과 과체중 등을 분류할 때 기준으로 사용한 체질량지수(BMI)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마요 클리닉의 심장병 전문의인 프란시스코 로페즈-지메네즈는 "나는 기본적으로 BMI가 연구자들이 측정하려고 의도했던 것 혹은 정말 (건강에) 중요한 것을 측정할 수 없는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MI는 건강에 해가 되는 나쁜 지방뿐만 아니라 좋은 지방, 뼈와 근육까지 모두 합한 몸의 질량만 보여줄 뿐 건강에 해가 되는 요인을 골라 보여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뼈와 근육을 포함한 체중이 건강에 대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정상체중과 과체중을 분류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뼈와 근육까지 포함한 몸의 전체 무게를 나타내는 체중이 건강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준다고 믿는 우리 사회의 상식이 정말 문제인지 현재로선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건강에 좋다'는 명분을 내세워 실상은 '날씬함'에 대한 동경을 조장하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다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정말 정상체중은 무슨 근거로 '정상'인 것일까. 사전을 찾아봐도 무슨 근거로 정상체중 혹은 표준체중을 산출하는지 속시원한 설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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