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힘든 일을 참고 견디는 것은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돈’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아내와는 돈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 보니, 아내에게 무시 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일들이 서너 번 반복되자 이혼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내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져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때를 ‘밖에서 문이 잠긴 외딴집에 갇힌 느낌’이었다고 회상한다.
“뇌졸중으로 처음 쓰러졌을 때 혼수상태로 보름정도 있다가 깨어났어요. 그 회복하는 과정에서 아내의 눈물겨운 간호 덕에 다시 건강을 얻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그 고마운 마음으로 평생을 잘 지낼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참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런 지경까지 오니까 더 절망스러웠어요. 병원에 있을 때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만 갈 수 있으면 소원이 없었고... 내 존재 이유가 오로지 가족이라는 것이 그렇게 절실했는데... 내가 너무 은혜를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 실망스럽기도 하고, 아무리 아내에게 고마웠던 마음을 되새겨도 마음이 돌이켜지지 않으니 더 이상 찾을 방법이 없어 참 답답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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